Page 12 - 붓다동산7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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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행복한 언약, 노 어울리는 만큼 즐거운 게 있을까.
인들의 장수 기원에 삶의 급류에 휩쓸려 있을 때는 나 자신 불자라
이르기까지 자물쇠 는 사실을 곧잘 잊고 산다. 매주 한번 씩 동산의
마다 각가지 사연이 부처님을 찾아 가르침을 들어도 타성에 젖은 마
담겨 있다. 예로부터 음 밭엔 무명초만 무성하게 자란다. 여유를 잃고
오래된 사랑이 있던 사는 삶, 본래의 내 모습을 버린 삶, 그러면서도
자리로 돌아와 소원 맑은 공기를 보면 마시고 싶다는 욕심을 버리지
을 빌면 이루어진다 못하니, 아~ 언제쯤이나 아, 인, 중생, 수자상
는 이야기가 전해져 에서 벗어나 내안의 부처님을 만나게 될 것인가.
내려오는 장소로 많 지난 잘못을 참회하고 다가올 미래를 대비해야
은 커플들이 이곳을 한다는 조급한 생각을 떨쳐내지 못해 마음 안에
찾아와 사랑의 징표로 자물쇠를 매달아 놓는 로 신열처럼 들끓는 중생심을 다스리지 못하고 있
맨틱한 장소로 남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까 으니 이러고도 불자라고 할 수 있을지, 나 자신
지 자물쇠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에 여념이 없다. 부끄럽기 짝이 없다.
남산정상 벤치에 앉아 서울 시내를 한눈에 바 순간순간 찰라가 소중한 때다. 불자로서 어떻
라본다. 새삼 서울이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남 게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 것인지 과거 일곱 부처
들이 알지 못한 비밀의 공간을 발견한 느낌이랄 님의 가르침인 七佛通戒偈(칠불통계게)를 마음
까. 서울의 모습이 정겨워 보이는 게 딴 세상처 속으로 염송 해본다.
럼 느껴진다. 하늘을 찌를 듯 한 높은 건물도, 도
로를 지배한 차량들도 하늘아래 뫼일 뿐이다. 이 諸惡莫作 (제악막작)
래서 멀리서 보는 게 아름답다고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모든 나쁜 짓은 하지 말고
도반들이 준비한 견과류와 커피를 마시며 적당
한 휴식을 취한다. 화려한 여행은 아니지만 일상 衆善奉行 (중선봉행)
을 벗고 재충전의 여유를 누린다. 머릿속에 갇혀
있던 생각들을 다 털어낸 듯 몸도 마음도 가볍 착한 일은 받들어 행하며
다. 예정대로 국립극장 쪽으로 내려와 장충단 공
원 입구에 도착, 배고픔을 달래줄 식당을 찾는 自淨其意 (자정기의)
다. 이호득 신도회장님이 제공한 점심을 먹고도
인연의 소중함을 떼어내지 못해 인근 휴게소에 스스로 마음을 깨끗이 하라
앉아 커피를 마신다. 마음 맞는 도반들과 함께
是諸佛敎 (시제불교)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게송을 이해하고 수행하는 길, 마음에 깊이깊
이 새겨둘 일이다.
나무아미타불
동산불교대학·대학원
DongSan Buddhist Academy
년 월호10 | 2016 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