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 - 붓다동산7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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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발우, 천수발우, 반찬발우를 놓고 조용히 절차 왔었는데...남편은 떠났고, 스승님도 떠났다. 어
에 따라 절집 공양을 하니, 그동안 생활 속에서 느새 나 홀로였다. 이제부터가 내 삶인가? 눈물
먹는 밥이 얼마나 소란스러웠는지 알겠다. 맛집 이 났다. 한참 뺨 위로 눈물이 흘렀다. 소리 없이
을 찾아서 차를 몰고 가고, 줄서서 기다리고, 수 눈물이 비오듯 쏟아졌다. 금강스님은 눈물이 나
많은 사람들과 함께 허겁지겁 먹었던 기억을 떠 면 울라고 하셨다. 울면 마음의 상처가 낫는다고
올렸다. 평상시 복잡하게 맛있는 먹거리를 찾던 하셨다.
내 모습이 우스웠다. 절집에서 공양은 사람과 먹 좌선 시간 후에는 경내를 걸었다. 부도전, 응
거리 모두 정갈했다. 상큼하고 맛있었다. 진당, 자하루, 너덜바위로 다녔다. 매일 틈만 나
절에서 나는 좌선 시간에 부처님과 대화했다. 면 염불행선을 했다. 절 주변에는 봄꽃이 하나
화두를 들고 좌선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으므 둘 피어나고 있었다. 꽃잎이나 풀잎을 살짝 따
로 실로 오랜만에 부처님을 홀로 생각했다. 매일 서 입에 물었다. 매화 꽃을 시큼씁쓸했다. 민들
염불은 습관처럼 하지만‘홀로 조용히, 그리고 레꽃은 부드럽고 쓴맛이 났다. 제비꽃은 맛이
절실히 부처님 생각한다’는 염불은 아니었다. 일 끈적끈적했다. 3월의 춘백(春栢, 봄의 동백)은
상생활을 떠나 절에서 수행하고 보니, 나도 모르 떱떨한 단맛이 났다. 들꽃 향기를 맡으며, 홀로
게 자연스럽게 부처님과 대화하고 있었다. 한동 힐링하는 시간을 만들어 놀기도 했다.
안 스승이셨던 무진장대종사님도 떠올랐다. 남 함께 수행한 법우는 모두 일곱명. 각자의 삶속
편, 김재일 법사도 떠올랐다.‘왜 나는 절에 왔던 에서 무슨 인연이 있어 7박 8일동안 함께 살았는
가?’부처님 왜 제가 절에 왔죠? 물었다. 스스로 지? 그분들이 갑자기 보고 싶기도 하다. 대학을
절에 온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남편 따라 갓 졸업한 취업준비생은 몸집이 무거워 수행하
년 월호12 | 2016 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