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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文을 알아야 佛敎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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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10-15 15:43 조회6,4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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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文을 알아야 佛敎가 보인다.


심재동 교수
 
우리나라 문자언어의 역사는 漢字의 借用에서 비롯되어, 모든 기록에 있어서 한자의 직접사용시대(삼국시대~구한말)를 거쳐 「한글」과 「漢字」의 혼용시대를 맞게 되었다. 처음 혼용할 때는 한자가 主가 되고, 한글이 從이 되는 漢主國從(한문이 主가 되고 한글이 從이 됨)의 패러다임(Paradigm)으로 이어오다가, 다시 근세에 이르러 國主漢從으로 바뀌게 되면서 아예 「한글전용」 시대가 되었다.
周知하는 바와 같이 우리 민족의 언어와 문자는 漢字에 뿌리를 두고 있다. 즉, 우리말의 70~80%가 漢字語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국어=한글」이라는 등식은 성립되지 않는다. 반드시 「한국어=漢字+한글」인 것이다. 이에 한글은 배우기 쉽고, 읽고 쓰기 쉬우며, 모든 소리(音)를 다 담아 낼 수 있는 表音文字로서, 우리 민족문화의 독자적 우수성을 잘 나타내는 세계적 자랑거리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러한 한글만으로 우리의 모든 문화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으리라 믿고, 과거 40~50년간 「한글전용」의 교육정책을 실시해온 결과, 요즈음 이에 따른 부작용은 열거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지경에 이르게 되었으니, 이는 우리의 총체적 어리석음으로 우리 사회에 서양의 물질만능주의가 팽배되면서 편리성에만 穿鑿(천착:파고들어 알려고 하거나 연구함)하여 소중한 문화의 알맹이는 잃어버리고, 껍데기만 쥐고 있는 꼴이 된 것이다.

더욱이 불교는 그 교리 자체가 다른 종교들이 가지고 있는 샤머니즘(Shamanism)적인 요소가 거의 배제된, 심오한 철학적 논리체계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당연히 그 뜻이 난해하여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내용이 아니다. 우리말로 아무리 쉽게 번역해서 풀어놓아도 그 本義를 제대로 인지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가령 漢字․漢文을 한글 보듯이 하고, 每樣 應口輒對(응구첩대:묻는 대로 거침없이 대답함)하여 漢詩와 佛偈頌을 자유자재로 짓는 한문도사일지라도, 불교의 宗旨를 문자적으로 이해하고 그것을 다시 남에게 납득시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자칫 섣부른 한글 해석을 해놓으면 난해한 불교를 더욱 어렵게 만들 소지가 있는 것이다.
어쩌면 불교교리를 문자적으로 쉽게 접하겠다는 우리들의 생각 자체가 착각에서 비롯된 욕심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한글화 작업을 포기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가 그렇게 어렵다고 느끼는 漢文原典에 대하여, 우선적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자유로워지자는 말은 불교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그것을 받들어 실천함에 있어 한문으로 말미암아 지장을 받지 않아야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어떠한 방법이 있어 한역경전으로부터 우리가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인가?
이에 특별한 묘안이 있는 것이 아니며, 다만 그 옛적에 이루어진 한문의 문법에 대하여 좀더 과학적으로 정확히 파악하여, 현대 의식체계에 맞는 현대언어로 새롭게 담아낼 수 있는 한문독해의 실력을 배양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일 뿐이다. 만약 우리가 고유한 한문적인 사유를 현대 의식체계로 담아내지 못한다면, 미래의 우리 불교는 어쩌면 우리 문화 속에 꽃피우지 못하고 시들어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문 경전이 난해하다고 해서 회피한다거나, 대충 얼버무려 애매모호한 번역으로 오히려 불교를 더 어렵게 만드는 愚를 범해서는 안 되겠다는 것이다. 반드시 한문법적 원리에 근거한 올바른 直譯(逐字譯)이 선행되어야 함을 주장하는 바이다.
다시 말하면, 한문법의 원리에 충실한 逐字譯이 제대로 이루어진 다음에 意譯도 가능한 것이므로, 이러한 축자역에 입각해서 현대적 사유와 현대적 표현방법에 맞는 完譯(達義譯)이 本義를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성립될 수 있어야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2009년 7월
동이재에서… 이연 심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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