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 - 붓다동산7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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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편지
깨달음은 일상의 삶
안 동 일
동산 명예이사장, 변호사
얼마 전 지리산 실상사 회주 도법스님은 <붓다, 이치에 맞는지, 현실에 맞는지 검증해보고 나서
중도로 살다>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불교의 ‘깨달 실천하라’고 하셨다. 붓다는 신(神)이 아니라 인간
음’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었다. 부처님의 말씀은 ‘신비한 것도, 난해한 것
“흔히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라고 하는데, 그동 도, 따라서 행하기 어려운 것도 아니며, 진리로서
안 불교에서 깨달음이란 우리가 도달해야 할 먼 알아야 할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라는 것이다.
훗날의 목적지였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바라 한마디로 부처의 양족(兩足)은 지혜와 자비이다.
보니 깨달음이란 일상의 삶으로 지금 당장 살아내 따라서 지혜행과 자비행이 일상의 삶이요, 깨달음
야 할 것이지, 먼 훗날 목적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인 것이다.
는 결론을 얻게 됐습니다.” 달라이라마 존자를 찾아 인도 북부 다람살라
나는 도법스님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1998년 에 가서 30년을 수행하신 청전스님도 ‘불교는 중
조계종 청사가 폭력으로 점령당했을 당시 나는 조 생이다’라고 말했다. 인간의 삶은 중생과 함께하
계종 법률고문으로, 도법스님은 총무원장 직무대 는 삶이라는 것이다. 동체대비(同體大悲)의 삶이 바
행으로 사태수습에 관하여 논의하는 과정에서 ‘폭 로 불교의 삶이라는 것이다. 이웃과 나는 하나이
력으로 빼앗겼으니 우리도 폭력으로 되찾자’는 대 고, 자연과 나도 하나이며, 일체중생이 모두 더불
중의 건의를 물리쳤다. 그리고 나는 평화적인 방 어 사는 삶인 것이다.
법으로 법원의 명도결정을 받아 공권력의 힘으로 코로나 19 재앙이 전 세계를 덮고 있다. 코로나
명도집행을 하여 청사를 되찾은 일이 있다. 그 다 이전의 시대를 BC(Before Corona), 코로나 이후의
음해 나는 스님이 창설한 ‘인드라망생명공동체’에 시대를 AC(After Corona)라고 하자는 담론에 대하
도 평생회원으로 가입하고, 2004년 ‘생명평화탁 여 역사학자 김기봉 교수는 AC가 아니라 WC(With
발순례’를 할 때에도 서울에서 함께 걸은 일이 있 Corona)시대에 들어섰으므로 자연과 함께 하는 ‘뉴
다. 이렇게 나는 스님의 평화와 생명에 대한 사상 노멀(New Normal)’이 필요한 시대라고 한다. 도법
을 존경하고 스님의 저서도 많이 읽었다. 스님은 오늘의 코로나 사태는 ‘미혹(迷惑)의 문명
그런데 이번에 출가 55년을 맞아 도법스님은 이 자초한 결과’라고 진단하고, ‘코로나 사태를 불
인간 붓다의 삶을 돌아보자고 청하며, 신비화된 교적으로 규정하면, 우리가 알아야 할 것에 대한
깨달음을 마음만 먹으면 지금 이 자리에서 누구나 무지와 착각으로 살아왔기 때문이므로 코로나 이
실천할 수 있는 상식적인 진리로 증명하고 실천하 후의 삶은 미혹의 문명을 넘어 깨달음의 문명으로
자고 책을 내셨다고 한다.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깨달음은 일상의 삶이기
원래 부처님도 그랬다. 부처님도 제자들에게 때문이다.
법을 설하시면서 항상 ‘붓다의 말이라도 그것이